제목 | ‘상고하저’ 돈가 ‘룰’ 깨졌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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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3-12-13 오전 9:19:08 | 조회 | 505 |
지난해부터 시작된 사상 초유의 불황이 올해로 이어지면서 국내 양돈산업은 그 어느 때 보다 힘든 한해를 보냈다. 돼지가격으로 경영난이 극에 달한데다 저돈가 시대하에서 불투명한 양돈산업 전망이 잇따르면서 중소규모를 중심으로 양돈농가와 육가공업체의 폐업이나 도산 사례가 속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불과 1년새 10%이상 양돈농가수가 감소, 전국 양돈농가수가 6천호대 마저 붕괴됐다. 그러다보니 희망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범양돈업계 차원의 자구노력이 본격화, 그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방사능 우려 수산물 대체…하반기 기대이상 가격 불황타개 자구노력 성과도…연말 질병확산 ‘비상’
올 한해 1천700만두 도축전망과 함께 근본적인 사육두수 감축없이는 장기불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생산자단체 주도하에 모돈 10%감축 운동이 전개되기 시작한 것. 특히 정부까지 가세, 미참여 농가에 대해서는 각종 정책사업 배제하는 초강수를 둔 결과 지난 3월부터 9월말까지 전국의 3천201호에서 10만5천579두의 모돈이 감축되는 성과를 거뒀다. 통계청이 밝힌 지난 3월 모돈수의 10.8%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하루 7만두 안팎의 전후무후한 도축두수와 소비침체로 인해 올 1/4분기 지육kg당 3천원(박피기준) 수준에 머물던 돼지가격도 전통적으로 연중 최고시세를 보여온 6월 마침내 생산비선을 넘어선 이후 당초 예상치를 상회하는 가격이 형성, 절망속에 허덕이던 양돈농가들에게 한줄기 빛이 됐다. 예년 수준을 훨씬 넘어서긴 했지만 사육의욕 저하와 여름철 생산성하락에 따른 영향으로 돼지출하가 전망치를 밑돌았고, 일본 원전사태에 따른 방사능 오염우려로, 수산물수요를 대체하면서 돼지고기 수요는 증가, 돼지가격의 하락폭이 크지 않았던 것. 이에 지난 10월 3천원대 이하로 떨어지며 주춤했던 돼지가격이 11월에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올 한해 돼지가격의 ‘상저하고’ 현상이 나타나 이전까지의 전형이었던 ‘상고하저’의 룰이 깨지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는 낮은 국내 돈가 및 전망에 따라 지난 2011년 37만톤, 2012년 24만톤에 달했던 돼지고기 수입량 급감, 2010년 수준(19만톤, 추정치)으로 회귀한 소 영향도 한요인으로 작용했다. 양돈업계의 자구노력은 모돈감축에만 그치지 않았다. 정부와 생산자 및 유관단체의 중재노력 끝에 1-2차 육가공업계간 돼지고기 원료육 장기구매계약 협약이 체결, 국내산 저지방부위의 안정적 판로 확보를 위한 계기가 마련되기도 했다. 올해에는 새로운 양돈지도자도 등장했다. 경북 청도에서 양돈장을 운영하는 이병규씨가 대한한돈협회 제18대 회장으로 선출된데 이어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를 이끌어갈 새로운 수장으로 추대되며 관심과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국내 양돈산업에 대한 악재도 속출하고 있다. FMD 백신접종에 따른 화농발생이 각 언론매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알려지면서 자칫 돼지고기 소비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가 높은 가운데 백신부작용의 원인을 현장에서 찾으려는 정부의 입장에 양돈업계가 조직적인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파란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 올초에는 돼지열병이 4년8개월만에 재발한데다 전세계적으로 큰 피해를 입히고 있는 PED가 국내에서도 전국 확산추세를 보이며 양돈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일반인을 중심으로 한 거대규모의 투자액 유치, 그리고 거침없는 농장인수로 ‘세’를 확장하며 양돈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아왔던 D사 대표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되면서 향후 행보와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칫 국내 양돈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는 원인이 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내년도 양돈경기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국내 사육기반을 뒤흔들 수 있는 가축분뇨법 개정안이 국회 심의중에 있는데다 내년부터 칠레산 냉장·냉동 삼겹살과 미국산 냉동 삼겹살이 무관세 수입, FTA 영향의 중심권에 들어서는 등 대내외적 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여 올해 못지 않은 부담이 양돈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