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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 낙농진흥회 수급조절본부 본부장 |
우선 2016년 원유생산량은`’15년(217만3000톤) 대비 약 2.5% 줄어든 211만8000톤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낙농진흥회의 연간총량제 유보 및 위생등급 하위물량에 대한 페널티 강화 결정은 낙농가로 하여금 쿼터초과 생산을 억제하고, 하위권 위생등급 경계물량에 대한 조기도태를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감축목표인 ’13년 생산량(209만3000톤)을 상회할 경우 1/4분기 직후 추가감축대책이 예정되어 있어 최소한 인위적인 증산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원유사용량은 ’15년(191만7000톤) 대비 약 0.4% 늘어난 192만4000톤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의 경우 4월 국회의원 총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음료시장의 일시적 확대가 기대되고, 시유 및 발효유와 같은 음용유의 소비도 동반 증가할 것이 예상된다. 또한 유럽 등 선진낙농국의 원유수급상황도 `15년 보다는 다소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바, 국산 분유재고량도 2/4분기를 경과하면서 안정세를 회복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장지배력이 줄어든 일부 중·소규모 유업체의 경영난 가중과 사업포기 등 낙농시장을 어렵게 할 요인도 잠재해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2016년을 원유수급안정을 이루는 해로 만들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2016년은 일시적인 수급안정이 아닌 우리 낙농산업의 안정적인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기회의 시기가 될 것이다. 지난 2년간 수급불안정 과정은 우리 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 선진낙농국가와 체결된 FTA 관세철폐 유예기간을 고려할 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따라서 2016년은 또다시 이러한 수급불안이 재발되지 않도록 단단히 정비할 마지막 기회인 듯싶다.
지난 ’14년초부터 시작된 원유수급불안정은 우리 낙농산업 관계자에게 교훈을 남겼다. 대표적으로 ▲원유수급관리의 중요성 ▲신중한 정책의 변경과 신속성, 그리고 ▲수급불안정의 장기화는 결국 구성원의 손실로 귀결된다는 교훈이다.
수급조절의 중요한 키워드는 ‘가격’과 ‘물량’이다. 원유수급은 소비와 생산 양 측면이 각각 저 마다의 경향성을 가지고 변화한다. 소비와 생산이 같은 패턴으로 변화하면서 그 간극이 얼마 되지 않는다면 비교적 수급조절도 수월할 것이고, 제도적 장치의 무게도 훨씬 적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기대하기 어렵다. 더구나 소비는 인위적인 증·감량이 어렵고 곤란하기 때문에 소비의 변화에 생산을 얼마나 유연하게 잘 조정해 가느냐가 관건이다.
결국 낙농선진국이 오래전부터 택한 생산조절제도는 이러한 이유에서 출발한 것이고, 소비의 변화를 가늠해 낙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소비에 생산을 맞추어가는 제도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생산조절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 역사는 매우 일천하고, 구성원의 경험이 없다보니 갈등이 클 수밖에 없었다. 선진 낙농국도 제도 도입 초창기에 갈등이 컷 던 것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
수급조절제도는 한번 만들어 영원히 사용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 선진 낙농국은 오랜 기간 동안 수없이 많은 제도개선을 추진했고,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 우리 낙농산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여건이 바뀔 때마다 제도를 개선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
제도를 변경하는 것은 구성원을 피곤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구성원에게 익숙한 제도가 반드시 우리 낙농산업 환경에 적합한 제도라고는 할 수 없다. 경영여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때만이 우리 낙농산업은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구제역이후 취해졌던 여러 증산정책이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명분하에 원점으로 돌려진 것도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비록 새로운 제도의 도입이나 제도변경이 구성원 개인에게 당장은 손해를 야기한다고 해도 그것을 손실로 인식하고 변화를 거부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둡다. 오히려 그 손실이 낙농산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인식하고 과감히 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우리 낙농산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에 지난 세월 동안 우리가 너무 인색했기 때문에 지금 더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스스로 진지하게 되새겨 보아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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